생산성 SaaS ‘Rize’ 창업자 Will Goto 인터뷰 - 1편
“Rize를 개발하기 전에는 하루에 10~12시간을 일했어요. 이제는 하루에 6시간만 일해도 더 많은 일을 합니다. 이걸 1년으로 계산하면 약 1500시간을 절약한 셈이죠. 남들보다 2개월을 더 사는 거예요.”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고 있는 생산성 SaaS,
라이즈(Rize)의 창업자 Will Goto를 인터뷰했습니다.
Rize는 업무 생산성을 극대화하도록 도와주는 생산성 SaaS입니다.
내가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어떤 행위를 얼마나 하는지를 세세하게 측정해줍니다.
이를 통해 내가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으며,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경고(alert) 알림도 해줍니다.
‘몰입’을 도와주는 유일한 생산성 툴
위 캡처 화면처럼, 내가 어떤 업무에 시간을 얼마나 썼는지 아주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앱(프로그램)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어떤 웹사이트에 얼마나 방문했는지를 일일이 트래킹해주기 때문에 나의 컴퓨터 사용기록과 집중 정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이를 통해 내가 집중하고 싶은 업무에 더욱 몰입하도록 내 컴퓨터 사용환경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업무를 하는 중간 중간 SNS나 이메일에 습관적으로 방문하는 버릇이 있다면, 이런 사이트에 방문했을 때 화면을 시커멓게 가려버리고 ‘너 지금 집중력 흐트러졌지?’라고 경고 알림을 해주도록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 및 일주일에 몇 시간을 평균적으로 일하는지 정확하게 트래킹하면서 과로 정도를 측정할 수도 있습니다.
‘포모도로 기법(25분간 집중한 다음 5분 휴식하는 집중 기법)’이나 대중적인 ‘50분 업무-10분 휴식’처럼 내게 맞는 방식으로 코어타임과 휴식시간을 설정할 수도 있죠.
Rize 사용 후 마케팅 콘텐츠 작성 시간 평균 30% 감소
저는 Rize를 쓰게 된 이후로 짧게는 60분, 길게는 90분간 카카오톡이나 이메일, SNS를 기웃거리지 않고 업무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케팅 콘텐츠를 작성하는 데 드는 시간이 평균 30% 이상 줄어들었어요. 이제 Rize는 업무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켜는 앱이 되었고, Rize 없이는 집중하기 어려워졌습니다.
Rize를 사용하기 전에 코어 태스크를 하루에 2~3개 처리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4~5개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저의 생산성은 Rize 덕분에 거의 2배 이상 늘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이와 같은 Rize는 코파운더 2명이서 2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아주 작은 스타트업의 프로덕트입니다.
규모에 비하면 놀랍게도,
Rize의 올해 연매출은 한화로 약 30억~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토록 놀라운 프로덕트를 개발하여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Will Goto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는 여러 차례 이메일과 구글독스 문서 공유로 진행되었습니다.
Will은 Bay Area의 개발자 출신 연쇄창업가답게(?) 매우 쿨한 어투로 인터뷰에 임했어요.
제가 인터뷰어로서 느낀 Will의 쿨함을 최대한 그대로 전하기 위해, 인터뷰 콘텐츠를 반말로 작성했습니다.
혹시나 반말이 불편하신 분들께는 미리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인터뷰는 2편으로 나누어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1편에서는 Will이 엑시트를 경험한 연쇄창업가로서 거쳐온 스토리와 Rize를 창업할 당시의 자세한 이야기,
2편에서는 Rize의 비즈니스로써 현황과 목표, SaaS Founder로서의 삶 등을 전합니다.
창업, 투자 유치, 엑시트, 폐업, MVP, PMF, 레퍼럴, 마케팅, 경영 등 다양한 인사이트가 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곱씹어볼 포인트가 많아서 개인적으로 참 기쁘고 감사한 인터뷰였습니다.
1. Rize를 창업하기 전 Will의 성장 및 창업스토리
우선 인터뷰에 응해줘서 정말 고마워!
Rize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해줄 수 있을까?
= Rize는 시간을 추적하여 집중력을 높이고 더 나은 작업 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생산성 도구야. 현재 윈도우와 맥OS에서 사용할 수 있어.
커리어를 간략히 소개해줘.
= 나는 코넬대학교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했어. 그러나 그게 내 길이 아니라는 걸 금방 깨달았지.
나는 소프트웨어를 훨씬 좋아했고, 졸업하고 2년 뒤에 프로그래머로 진로를 변경했어.
프리랜서로 일하고 작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다가 필라델피아의 유명 스타트업에서 출산휴가 간 사람을 대체하는 임시직으로 일했어. 그 일이 계약직으로 이어졌고, 덕분에 괜찮은 경력을 쌓을 수 있었지.
그 후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해 당시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이었던 원 킹스 레인(One Kings Lane)에서 첫 정규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게 됐어. 2년 뒤에는 극초기 스타트업이었던 피어(Peer)에 첫 번째 웹 개발자로 합류했지.
피어는 1년여 만에 트위터에 인수되었어. 트위터에서 나는 페리스코프 팀에 합류해 웹앱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어.
나는 항상 작은 팀과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걸 선호했기 때문에, 트위터에서는 적응이 어려웠어. 그래서 1년 반 정도 만에 (현재까지 함께하는)공동 창업자인 맥길 데이비스와 함께 회사를 떠나 첫 번째 회사인 험블닷(Humble Dot)을 창업했지.
험블닷을 3년간 운영했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했고 결국 폐업했어. Rize는 험블닷을 폐쇄할 당시에 여러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사용자 인터뷰를 거친 끝에 나온 결과물이야. 험블닷을 폐업한 직후 바로 Rize 개발을 시작했어.
중·고등학생 시절, 그리고 대학생 때 어떤 학생이었는지 궁금해. 그 시절 경험이 프로그래머이자 창업자로서의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말해줄래?
= 중·고등학교 때는 대부분 준수한 성적을 받았지만 특별히 뛰어나진 않았어. 나는 항상 학습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을 즐겼지만, 학교는 내게 맞는 환경이 아니었어. 사실 나는 학교를 정말 싫어했어. 자율성도, 자기주도 학습도, 독립적인 사고도 없었거든.
프로그래머이자 창업자로서 자율적으로 배울 수 있는 지금의 길이 나와 잘 맞아. 나는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는 걸 좋아해.
이게 나를 가장 잘 설명하는 특성이기도 해. ‘독학자’(autodidact)라는 말이 나에게 딱 맞는 단어인 것 같아.
Peer에서 일하다가 트위터에 인수된 다음, 트위터에서는 무엇을 배웠어?
= 트위터에서 나 자신과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업무 환경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어.
트위터에는 환상적인 음식(구내식당이 4곳이나 있었어)과 멋진 복지가 있었지만, 나는 작은 스타트업에서 느낄 수 있는 자율성이나 빠른 학습 속도를 느끼지 못했어. 워라밸을 원하거나, 이력서에 빅테크 이름을 넣고자 하는 어린 동료들에게 매우 잘 맞는 곳이었지.
대기업에서는 체계(bureaucracy)가 많고 모든 일이 느리게 진행되잖아. 빠른 성장을 원한다면 맞지 않는 곳이었지. 그래도 트위터에서의 시간을 꽤 즐겼다는 점은 분명해.
첫 창업 아이템이었던 험블닷은 어떤 제품이었어?
= 험블닷은 원격근무를 하는 기업을 위한 비동기식 커뮤니케이션 툴이었어.
험블 닷이 직면한 문제는 무엇이었어? 왜 더 성장하지 못했다고 생각해?
= 고투마켓 전략에 어려움을 겪었고, 끝내 PMF를 찾지 못했어.
우리는 먼저 관리자들이 툴을 사용하기 시작한 다음 팀 전체로 확장되기를 바랐는데, 관리자들이 툴 도입에 관심이 크지 않다는 문제에 부딪혔어. 1명이 도입하더라도 조직 내부에 확장되는 게 기대만큼 쉽지 않았지.
PMF란 무엇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PMF를 찾고 있는 후배 창업가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어?
= PMF는 간단히 말하면, 사람들이 지속적인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야.
내 생각에 PMF의 핵심은 ‘기꺼이 지불하는가’(willing to pay)에 있어. 사람들이 얼마나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지 테스트하기 전까지는, 제품이 얼마나 유용한지를 알 수 없어.
2. Rize 창업 스토리
험블닷 폐업 후, Rize 아이템은 어떻게 찾게 되었어?
= 사용자 인터뷰, 사용자 인터뷰, 그리고 또 사용자 인터뷰!
잠재 고객 100여 명을 인터뷰했다고 들었어. 그 방법을 더 자세히 들려줄 수 있을까?
= 우리와 같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과 대화를 시작했고, 매우 열린 질문으로 그들의 삶과 목표에 대해 물어봤어.
우리는 이렇게 물었어.
하루하루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요?
커리어 목표가 무엇인가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업무 중에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업무에서 가장 짜증 나는 점은 무엇인가요?
수백 명과 대화를 나눈 끝에, 우리는 업무 관련 문제, 목표, 동기 등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기 시작했어.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창업자로서 해결하고 싶은 문제나 영역에 대해 정해둔 게 있었어?
= 전혀 없었어. 단지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우리가 가진 기술로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싶었어.
사람들이 정말 다양한 문제를 제시했을 것 같은데, 그 중에서 MVP로 만들어볼 아이템을 어떻게 골랐어?
= 가장 눈에 띄는 동기였던 ‘승진’에 초점을 맞췄어. 경력 1~3년 차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커리어 발전에 매우 집중하고자 한다는 걸 발견했어.
유저 인터뷰를 잘하는 팁이나 중요한 포인트를 알려줘.
= 내가 주니어였을 때 Stripe의 프로덕트 매니저가 해줬던 최고의 조언이 있어.
“왜 그런지 계속 물어보고, 또 물어봐서, 사용자의 아주 근본적인 동기를 파악하라”는 것이었어.
사용자들이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는 것보다 그들의 근본적인 동기에 기반해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해. 고객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사실은 정확히 모를 때가 많으니까.
Rize의 개념은 상당히 독창적인데,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했어?
= Rize는 자연스럽게 떠오른 아이디어였고, 진화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어.
사실 Rize에 아깝게 밀려 탈락한 아이디어들도 있었지.
하나는 PII(Personal Identifiable Information, 개인 식별 정보)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들이 PII를 관리하는 부담을 덜어주는 서비스였어. Stripe와 비슷하지만, 신용카드 컴플라이언스 대신에 PII 컴플라이언스라고 보면 돼.
또 하나는 험블닷을 개선한 비동기 커뮤니케이션 툴이었어.
그러나 결국 Rize를 선택했어. 우리가 해당 문제에 가장 열정적이었거든.
MVP를 개발할 때 목표나 특정 지표가 있었어?
= 사람들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지’ 확인하는 게 유일한 목표였어. 수익이 우리의 핵심 지표였고 지금도 마찬가지야.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무엇이었고, 어떻게 해결했어?
= 초기 단계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목표 시장을 이해하고 제품을 그 시장에 맞추는 것이었어.
때로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시장 사이에 끼어서 제품이 어느 시장에도 완벽하게 맞지 않을 때가 있더라고. 그럴 때는 하나의 틈새 시장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려야 했어.
Product Hunt 1위를 차지했었는데, 프헌은 MVP 테스트와 마케팅에 실제로 도움이 돼? 실리콘밸리에서는 여전히 영향력이 커?
= 하나 꿀팁을 주자면, Product Hunt에 출시하기 훨씬 전에 제품을 소프트 론칭해야 돼.
Product Hunt에 출시할 때는 이미 아이디어를 검증한 핵심 그룹을 확보한 상태여야 돼. 그게 데일리 Top 3에 오를 유일한 방법이야.
Product Hunt는 초기에 노출 효과를 좀 얻는 데는 도움이 돼. 그러나 거기서 시장성을 검증하려고 하면 안 돼. 만약 Product Hunt 유저들이 진짜로 네 타겟 시장인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지.
제로 투 원 하는 단계에서 타겟 시장을 찾으려면 (프헌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해.
Rize는 초기에 어떤 마케팅이 성과를 거뒀어?
= 마케팅보다 우선 제품의 콘셉트를 잘 다듬어야 돼.
나는 ‘사용자가 생각할 필요가 없는(no-brainer)’ 수준의 제품을 제공할 때까지 다듬어야 한다고 봐. 만약 제품이 ‘생각할 필요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면, 초기 마케팅 노력에서 뭘 하더라도 성공할 거야.
우리는 그러한 수준이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인스타그램 광고를 집행했고, 1명당 7센트 정도의 비용으로 유의미한 대기자 명단을 확보할 수 있었어.
Rize는 레퍼럴로 성장한 케이스인데, 우수한 레퍼럴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비결을 알려줘.
= 레퍼럴이 성공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해.
훌륭한 제품.
훌륭한 제품.
사람들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줘야 돼.
(2편에서 계속)